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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값 깎으려는 마음군남의 글/삶의 이야기 2015. 2. 23. 22:54
설 연휴 때 '아고라'방에 올린 글 가운데 눈에 띄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재래시장에 가 젯상에 올릴 과일,고기 등 제물을 사려고 둘러봤던 사람이 물건값이 높다며 깎아달라고 한마디 던졌다가 난처한 꼴을 당했다며 재래시장 상인들을 흉보는 내용입니다.
깎자고 했더니 '안 판다'고 했고 돌아서 가는 손님한테 '에이,재수없어!' '소금 뿌려라' 등 욕설을 하는 모습도 봤다며 값도 비싸고 노점상들의 불친절을 비난하는 글에 '명절 때는 다 그러잖느냐' '아무리 비싸도 마트,백화점보다 싸다' '깎으려는 당신의 심보가 좀 그렇다'등 다양한 댓글입니다.
'노점상들한테서 백화점 직원같은 예우를 받으려는 당신이 좀 이상하다'는 댓글도 보입니다. '재래시장이 맘에 안들면 마트,백화점에 가서 예우받으며 높은 값에 사면 될 것 아닌가'라며 정중히 야단치는 댓글도 보입니다. 재래시장 흉 봤다가 되레 혼나는 모양새라 느껴집니다.
저는 어디에서 뭘 사든 물건값을 깎지 않는 습관이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때로는 살짝 깎아달라는 말을 건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상인의 눈빛이 바뀌는 것 같으면 깎지 않고 즉시 결제하거나 사지 않습니다. 재수 좋은 상품이 좋은 운을 불러온다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왕 사는 물건이라면 깔끔하게 결제하는 것이 서로의 기분을 좋게 합니다. 좋은 물건을 사면서 왜 상인들이 뿜는 살기를 푹 뒤집어 씁니까. 묘한것은 그런 물건은 기가 죽어서 그런지 좋은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물건을 깎거나 뒤적거리며 상인의 심기를 건드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한결같이 한평생 싸구려 인생이라는 수십 여년을 지켜본 상인들의 말이 신기합니다. 돈이 있던 없던 초라하고 궁핍한 기운이 느껴지며 맑고 밝은 표정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는 상인들의 경험담입니다. 오래전에 상인들의 이런 말을 듣고 저윽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궁상떨며 돌아다니니 상인들의 눈총을 받습니다. 맘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즉시 사는게 좋습니다. 만지작거리다보면 의외로 덜 좋은 물건을 사게 됩니다. 상인들의 눈총까지 받으니 물건도 힘을 잃게 되나 봅니다. 젯상에 올리는 물건은 아주 소중히 해야 좋다고 어른들은 말합니다.
물건값을 깎기 위해 기싸움을 벌이며 눈총까지 받은 제물을 조상님들의 영혼이 맛있게 먹을리 없지요. 비록 상품은 아닐지라도 정성껏 차린 제물이라면 그게 훨씬 더 맛있습니다. 조상님들의 영혼도 기뻐할 것입니다. 또 재래시장의 상인들을 나무라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재래시장에서 노점상을 하겠는가?하는 마음도 갖어 보세요. 그렇다고 노점상을 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 노점상에서 흥정하는 자신의 초라한 모습도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언젠가 시장에서 쌈판이 벌어졌지요. 이때 상인도 손님에게 그런식으로 면박을 주더군요.
더 중요한 것은 노점상,마트,백화점을 가리지 않고 출입하면서 그때 그 장소의 분위기도 살피며 자신의 기분도 살피는 것이라 봅니다. 물건을 사면서 상인의 눈빛을 보세요. 기분 좋아하는 눈빛이면 당신이 산 물건은 값어치를 충분하게 합니다. 노점상한테 백화점 예우 바라지 마세요.
깔끔한 삶은 자신을 풍요롭게 합니다.
건강,행복으로 안내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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