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구멍은 홍익인간

 구멍이 좋으면 다 좋습니다.   목구멍이 좋으면 맛있는 음식이 잘 넘어 갑니다.   귓구멍이 좋으면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가 예쁘게 잘 들려 옵니다.   눈구멍이 좋으면 예쁜 사회가 잘 보입니다.  똥구멍이 좋으면 배설물을 잘 처리합니다.

콧구멍이 좋으면 좋은 냄새를 잘 맡아 냅니다.   혈관도 구멍입니다.   좋은 피가 잘 흐릅니다.   기가 흐르는 관도 구멍입니다.   좋은 자연의 기가 잘 흐릅니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혈(穴)이 곧 구멍입니다.   穴을 옥편에 보면 '구멍 혈'이라고 씌어져 있습니다.

구멍이 막히면 답답합니다.   구멍이 오랫동안 막혀 있으면 결국 기능을 상실하게 됩니다.   구멍이 더 오랫동안 막혀 있으면 쓰레기가 쌓이며 썩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병 났다'고 합니다.   이토록 귀중한것이 또한 구멍입니다.

구멍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구멍에서 나왔다가 구멍으로 들어갑니다.   마지막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하는 구멍을 또한 '혈(穴)'이라고 합니다.   이왕이면 좋은 구멍을 찾겠다 하여 명산을 찾아 다닙니다.  

마지막으로 들어갈 구멍보다 우선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구멍관리부터 잘 해야겠습니다.   좋은 구멍으로 좋은 기운이 들랑거립니다.   조금 약한 구멍이라면 좋은 구멍을 만나면 좋아지기도 합니다.   좋은 구멍끼리 만나면 더없이 좋아집니다.

좋은 구멍을 만들어 좋은 일을 하려면 튼튼한 구멍을 만들어야겠습니다.   구멍이라해서 다 같은 구멍이 아닙니다.   우리가 수련,수양,수행이라하여 열심히 노력하는 이유도 좋은 구멍을 만들어 잘 관리하기 위하는 것이 아닐까요?   좋은 구멍은 세상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의 실천이 됩니다.

한창훈작가의 글이 재밌습니다.  '한창훈의 나는 왜 쓰는가 '라는 책을 사 읽어 보세요.

"아비의 구멍을 통해 들어간 반쪽이 나머지 반쪽을 만나 습하고 따뜻한 동굴에서 여물었다가 어미의 구멍을 통해 세상에 나왔고, 평생 구멍을 통해 흘리고 먹고 말하고 듣고 풀고 빨고 짜고 쏟고 싸고 끼고 누는 행위를 하다가 마침내 땅에 구멍 하나 파는 것으로 끝나지 아니하더란 말인가. 인생 자체가 구멍에서 시작해 구멍으로 끝나는 거였다."

"인생은 구멍에서 시작해 구멍으로 끝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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