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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려중정의 참 뜻은?군남의 글/수련 이야기 2015. 6. 13. 02:01
미려중정(尾閭中正)이라는 말이 있지요. 이 말의 정확한 뜻은 예나 지금이나 잘 모릅니다. 단지 태극권을 설명하는 어떤 책자에서 봤던 기억이 10여년 전의 어느날 기마자세를 시키며 불현듯 떠올랐지요. 기마자세,마보참장이라고 하는 자세가 있습니다.
이 자세는 역사는 모르지만 중국,한국,일본 등 동양의 무예동작에서 기본으로 가르칩니다. 정확한 동작이라며 책마다 강조하며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르치는 사람들이 배우는 사람에게 적합한 자세인지 꼼꼼히 따져보고 있는지는 갈수록 의문입니다.
중국무예를 20~30여년동안 꾸준히 연마했다는 사람들에게 마보참장을 해 보도록 했더니 각양각색입니다.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있기에 회음쪽으로 꼬리뼈를 살짝 당기도록 했습니다. 동시에 허리의 힘을 빼도록 했지요. 묻기에 손바닥으로 살짝 밀어줬지요.
그리고 몇 초 후 깜짝 놀랍니다. 따스한 기운이 휙 돌더랍니다. 수십여년 동안 자세를 취하며 '도대체 기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항상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답니다. 배운대로 가르치면서도 항상 묻는 사람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면서도 걸림이 있었다고 토로합니다.
'이제 비로소 기란 무엇인지 알았습니다'라며 고맙다는 인사를 합니다. 쑥스러웠지요. 별 것도 아닌것을 갖고 머리숙여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며 잠시 당황했습니다. 그런데 몇 년에 한번씩 만나는 수련자들이 거의 똑같은 인삿말을 합니다.
불과 1분도 안되는 찰라지경의 짧은 동작인데 놀랍니다. 한국 전통무예라는 어떤 동작을 보면 이상하게도 허리에서 콱 막힌다는 느낌이 들기에 물었더니 언젠부턴가 허리통증이 생기더라고 말합니다. 궁금해서 물었더니 그 동작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라고 합니다.
처음 그 동작을 배웠을 때는 머리도 상쾌하고 든든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허리에서 막힘이 생겨 고민이 깊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그런거 하지 말라고 말했던 적이 있습니다. 언젠가부터는 제 마음이 많이 착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 동작을 하는 사람에게 온 몸의 힘을 뺀 상태에서 꼬리뼈를 회음쪽으로 살짝 당기며 특히 허리를 이완시키도록 일렀더니 역시 깜짝 놀라며 온 몸이 훈훈해진다고 합니다. 이들은 저를 무예의 고수로 압니다. 전혀 아니라고 말해도 믿는 눈치가 아니네요.
아시는 분은 다 알지만 저는 입으로만 아는체를 합니다. 기마자세는 1년에 10분이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뭘 가르친다며 시범을 보일때만 그런 동작을 합니다. 의외로 무예를 가르치는 사람들이 '미려중정'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지 않나 싶습니다.
검색을 해 봤더니 미려에 대해 '중해수(中海水)가 돌아가는 곳'이라고 합니다. 잘 모르겠지만 상당히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듯 합니다. 양생론에 '밭 사이에 물도랑이 있는데 미려로 흘러 들어간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 말을 보며 말뜻도 모르는 저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습니다.
심오함이 깃들어 있다 느낍니다. 미려중정에 대해 '상체를 바로 세워야 한다'며 해설을 덧붙인 사람이 있는데 이 부분을 읽으며 걱정됩니다. 글쓴이는 미려중정을 잘 모르며 가르치고 있다는 느낌이 옵니다. 배운 사람들이 또다른 곳에서 가르칠텐데 말입니다.
상체를 세우고 몸통도 움직이지 않도록 가르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해부학적 관점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미려쪽에 상체와 하체를 이어주는 아주 중요한 기계장치가 있는데 말입니다. 경운기로 비유하면 기계와 트레일러를 연결하는 두툼한 나사못같은 것이 있으며 기름칠이 잘 되어 있지요.
반듯하게 상체를 세웁니다. 그 자세에서 앞으로 아주 미세할 정도로 살짝 숙여줍니다. 온살도리를 배우러 온 사람들에게 빠뜨리지 않고 하는 말입니다. 기운작용은 확 바뀝니다. 명상,참선 등의 수련자세도 그렇지요. 미려중정의 참 뜻이 이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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