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크랩] 원불교를 싫어한 이유군남의 글/삶의 이야기 2013. 1. 22. 14:31
어릴적에 살던 전라도의 시골은 참으로 가난하게들 살았습니다. 먹을래야 먹을 것이 드물었던 시절이지요. 다른 지역에 비해 전라도는 유난히도 더 그랬나 봅니다. 일년내내 쌀밥을 제대로 먹어보는 날은 아마도 추석과 설 등 몇차례뿐이었을지도 모르는 환경이었지요.
물론 저는 일년내내 쌀밥을 먹고 살았지요. 그렇지만 뭣이든 먹고 싶다해서 다 먹을 수 있지는 않았나 봅니다. 어릴적 별명이 '떡보'였습니다. 떡을 어찌나 좋아했던지 친척들이 붙여준 별명입니다. 떡을 제대로 먹을 수 있는 날은 설,추석 그리고 부모형제의 생일이었습니다.
가끔씩 큰집에서 제사라도 있으면 실컷 얻어 먹을 수 있었지요. 동네에서 손꼽을 정도로 잘 산다고 했지만 맛 좋은 떡은 맛보기 어려웠지요. 저는 유난히 좋아하는 떡이 '무지개떡'이었으며 그 다음이 콩고물을 묻혀 만든 떡이었습니다.
생일때마다 외할머님이 오셔서 웃목에 정안수 떠 놓고 손바닥을 부빕니다. 정안수 뒤에는 무지개떡을 담은 시루가 통째로 놓여집니다. 촛불도 켰지요. 할머니 뒤에서 열심히 기다립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칠성님께 비나이다...'였을 겁니다.
저 역시 할머니 뒤에서 열심히 기도했지요. 할머니의 기도가 빨리 끝나기를 빌고 또 빌었습니다. 제 생일때마다 영락없이 실컷 먹었던 떡인데 어느날부턴가 그런 모습이 사라졌습니다. 원불교를 믿으면서 미신을 멀리한다는 어머니의 이야깁니다.
도대체 무엇이 미신이더란 말인가. 당시 마을 어귀에 있던 원불교 교무님이 그렇게 가르쳤던 모양입니다. 미신과 과학 그리고 맛 좋은 떡을 구분도 못하는 원불교가 그때부터 싫어졌습니다. 부모님과 형제들의 생일을 합치면 1년에 10번이니 떡을 10번은 신나게 먹는 날이었는데 말입니다.
원불교를 믿기 시작한 이래 생일마다 떡이 단 한번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한테 얼마나 성화를 부렸는지 모릅니다. 생일만 되면 어머니는 저한테 싫은 소리 무지하게 들었습니다. 생일날 새벽만 되면 원불교에 가서 대종사님한테 아들딸 잘 되라고 기도를 열심히 한답니다.
대종사님이 그 기도를 제대로 들었으며 들어줄 능력이 있었다면 우리 가족들이 수 십여년째 이렇게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할까? 아마도 대종사님은 그럴 능력이 전혀 없는가보다~!는 항변을 안하겠습니까? 정안수가 있던 그 자리에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는 대종사님의 반질한 사진이 걸리게 되었습니다.
가끔씩 물었지요. '대종사님, 정말 능력 있으시나요?" 그렇지만 지금까지 대답이 없으시네요. 맛 좋은 떡을 뺏어가버린 대종사님을 좋아할 이유가 전혀 없었지요. 아마도 대종사님의 말씀이 아니라 미신과 떡을 제대로 구분 못하던 원불교 교무님의 잘못된 판단이었을 겁니다.
신도들의 혼과 넋을 넣었다 뺐다할 능력을 갖은 종교단체의 지도자들은 잘 살펴야할 것입니다. 맛 좋은 떡 뺏어가지 마세요~~~!
출처 : 샘바다문화연대글쓴이 : 군남 원글보기메모 :'군남의 글 > 삶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명회를 그리워하는 사람들 (0) 2013.02.20 [스크랩] 약령시장에서는 환자를 살려낸다 (0) 2013.02.02 [스크랩] [올해의 책]`육식의 종말`, `1日 1食`, `의사는 수술받지 않는다` 외 (0) 2013.01.20 [스크랩] 희망을 찾아서 (0) 2013.01.15 [스크랩] 멍청한 녀석들이 펼치는 공갈 (0) 2013.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