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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울금과 강황.....아니면 말고?
    군남의 글/삶의 이야기 2013. 6. 11. 22:32

    약령시장을 오가며 자주 마주치는 제분소 아저씨가 있다.

    좀 도도해 보이는데 썩 친근감은 가지 않는 인상이지만 그래도 자주 본다.

    건강식품을 만들어 쇼핑몰에서도 팔며 여기 저기 도매를 위주한다.

    그집에서는 누에,민들레를 비롯한 각종 환을 만들어 판매한다.

    자주 얼굴은 보지만 정작 그 점빵은 구경해본 적이 없었다.

    한번 들르겠다는 입소리만 했을뿐이라 오늘은 한번 가봤다.

    평소처럼 무뚝뚝한 그 인상을 갖은 아저씨는 건식에 대해 비난을 한다.

    '무식한 넘들이 건강식품이랍시고 만들어 팔며 소비자를 현혹한다'

    '당뇨에 좋다는 말은 쓰지 못하도록 되었는데 그러다 걸려 작살난다'

    ............기타등등 기타등등

    왜 묻지도 않았는데 그런 말들을 자꾸 쏟아내고 있는걸까 궁금하다.

    오가며 내가 건강식품 장사를 한다는 것은 알테지만 뭘 파는지도 모르면서...

    각종 환을 정성스레 포장하는 모습은 참 좋아 보이는데....

    10여 가지 종류의 환이 진열되어있기에 둘러보다 눈에 띈게 있었다.

    울금강황환 - 그래서 물었다.

    왜 울금과 강황을 구분없이 울금강황환이라고 했는지.

    '무식한 놈들이 울금과 강황을 구분도 못하는데 똑같은 것'이라고 한다.

    그래 나는 약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니 무식한 사람이다.

    나를 겨냥한 말이 아니기에 그냥 흘러가는 말로 내버려뒀다.

    울금과 강황은 성질도 같으며 이름만 다르다고 덧붙인다.

    또 그렇게 붙이지 않으면 식약청에서 식품허가가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참 무슨 말이며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모르겠다.

    굳이 아는체를 할 필요가 없기에 '수고하시라'는 인삿말만 하고 돌아왔다.

    정성스레 포장하는 모습을 보고 호감이 갈려고 했던 찰나인데 말이다.

    도대체 약령시장에서 오랫동안 장사하는 사람들은 왜들 적개심을 갖는걸까.

    옆집과 인사소통도 없이 수십여 년간 장사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모두들 상대성을 갖고 경계심을 갖고 살아가는 면도 일부는 이해를 하겠다.

    내가 다른 것은 몰라도 '울금'과 '강황'을 구분하는 것을 들어 안다.

    한의사,한약업사,재야의술인도 아닌 본초학의 대가라 알려진 농학박사.

    연세 지긋한 농학박사들이 약초에 대해 상당한 식견을 갖고 있다.

    울금은 성질이 차며,강황은 성질이 따뜻하다는 것이니 같으며 다르다.

    따라서 장부의 따뜻함과 차가움을 가려 약리작용이 반대로 나타난다.

    간혹 울금 또는 강황만 썼다가 설사증세가 나오면 복용을 중단시킨다.

    울금과 강황에 대해 똑같다,다르다는 논쟁이 많이 있나보다.

    애꿎은 소비자들만 이리 흔들 저리 흔들거리며 좋거나 나빠진다.

    '아니면 말고...'

    만들어 파는 사람들이 이런 애매모호한 관념을 갖고 있다면 어찌 될까.

    사무실에 와 검색을 해 보니 '나래농장'(클릭)의 글이 와 닿는다.

    몇년 전에 약효가 뛰어난 울금을 찾아 중탕해서 판 여인이 있다.

    그녀의 훌륭한 재료를 찾아 정성껏 만들어 파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그래서 몇 사람한테 소개를 했는데 효험은 좋았다고들 한다.

    그런데 영 찜찜하기에 소개하는 것을 중단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택배비 4천원을 후불로 배송했으니 받는 사람의 기분이 어땠을까.

    제분소의 그 아저씨는 울금과 강황을 똑같은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 제품을 사 먹는 사람들은 '좋거나 나쁘거나 ...아니면 말고'인가.

    차갑고 따뜻한 것을 섞었으니 중화되어 그냥 그냥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 글을 보고 무식한 놈이라 비판할 사람이 분명 있을것도 같다.

    어차피 난 약초를 모르는 무식한 놈이니 비판하든 말든 무관하다.

     

     

     

     

     

      

    기쁨

     

    출처 : 샘바다문화연대
    글쓴이 : 군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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