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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고치는 대성통곡군남의 글/삶의 이야기 2015. 8. 4. 20:05
초상집에서 울음이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좀 아쉬운 나이에 죽었거나 억울하게 죽었거나 고인과의 각별한 사이에 있었더라면 더 많이 울었지요.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면 웬지 북받치는 것이 많아 뱉어내면서 곡소리가 더 컸지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곡소리가 사라져 갑니다.
어릴적부터 궁금했던게 있습니다. 꼭 물어보고 싶었지만 묻기가 좀 어색했지요. 또 묻고 싶었지만 지나면 잊곤 합니다. 초상 치르며 엄청 운 여인들을 보면 한결같이 얼굴에 붉으스레 홍조를 띄웁니다. 피가 잘 흐르는 사람처럼 뽀얗게 변하곤 합니다.
평소에 핏기없는 얼굴이었던 여인들도 뽀얗게 변합니다. 표현하기가 좀 그렇습니다만 아주 건강한 모습으로 확 바뀌어 가는 것 같습니다. 피부도 굉장히 부드럽지요. 이때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뒀다가 나중에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잠을 못 잤을텐데 그런 기미도 보이지 않습니다.
초상집에서 본 붉으스레한 건강미 넘치는 모습의 여인들의 눈빛은 한결같이 초롱초롱합니다. 내성적인 성격의 여인도 활달합니다. 묻지는 못했지만 화두로 남아 있습니다. 어쩌면 몸 속 깊은 곳의 근육을 강렬히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잃어버린 사람에 대한 슬픔의 기억이 확 떠오르며 몸과 마음이 하나되어 온 근육을 강렬히 움직였다고 봅니다. 물 기운을 동반한 기혈의 왕성한 흐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울음이 북받치지는 않더라도 옆사람이 통곡을 하면 함께 울게 됩니다.
체면때문에 울지 못하는 사람이 안타깝지요. 화장 지워질까봐 못 우는 바보는 없을 것입니다. 울때는 실컷 울어야 합니다. 울다보면 가슴에 맺힌 울혈이 확 풀어져 버립니다. 웃음으로 병 고친다는 말에는 큰 믿음이 없습니다. 그러나 울음으로 고친다는 말이 있다면 믿을 수 있습니다.
체험담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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