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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자의 이야기
    군남의 글/여행 이야기 2014. 8. 20. 22:01

     7월초에 두 달 일정으로 여행을 시작한 둘째 누나가 한국에 왔습니다.   사무실에서 차 한잔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 후 본격적인 나들이를 시작했지요.   며칠간 부산지방에 가 구경을 한 다음 베트남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설악산 등산을 하는 등 바쁘게 움직입니다.   중간에 서울에 잠시 왔다가 2~3일쯤 후 다시 여수,목포,완도,전주,정읍,남해 등 두루두루 돌아 다녔답니다.

     

    중간에 제주도에서 며칠 구경을 했구요.   나이가 들면서 세상 구경을 웬만큼 하고 싶다며 재미있게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재작년에는 한달밖에 한국에 체류를 못했기에 아쉬움이 많았다며 이번에는 작정을 하고 왔답니다.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전국 각지에 있기에 연락되는 친구들은 두루 만나기도 하구요.

     

    이렇게 여행을 다니며 만났던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도 많습니다.   하씨와 강씨는 본이 하나입니다.   그러다보니 여행지에서 만난 강씨들은 '집안 사람이다'며 아주 반기며 정감있게 맞이한답니다.   수첩에는 그렇게 만난 사람들 연락처를 빼곡히 적어두고 있습니다.   다음 여행때 또 찾을 것이며 아는 사람들이 한국 여행을 간다면 안내를 할 생각이지요.   실제 그렇게 합니다.

     

    그리고 한국 여행에서 주의할 점도 꼭 일러둔답니다.   여행지에서 겪었던 불미스러운 일도 좀 있지요.   설악산 등산 때 배가 고파 길거리에서 냉국수를 시켰더니 맹물에 국수 한덩이만 휘 저어 주며 5천원이랍니다.   소금 좀 뿌린 맹물에 국수 한덩이라는 말이 믿기 어려웠는데 그러더랍니다.   그래 아주머니한테 따졌더니 '여기는 다 그려. 그냥 먹어~'라는 말뿐이더랍니다.   황당사건입니다.

     

    또 어느 지방의 찜질방을 갔더니 내부공사중인데도 손님을 받더랍니다.   입장료에서 약간의 시비가 생겼지요.   누구한테 소개받기를 찜질복 임대료가 1천원이었는데 2천원을 달라고 하더랍니다.   입장료 6천원까지 주고 들어갔건만 내부수리중이라 샤워장뿐이랍니다.   화가 나고 엉뚱해서 따졌더니 사장이란 남자가 슥 지나면서 '시벌,조까튼년이 지랄이네...'라 하더랍니다.   중국인인줄 알고 못 알아 들을줄 알고 욕했나봐요.  이때 화가 나 따지며 싸움이 시작되었지요.

     

    둘째 누나도 만만찮은 여인이거든요.   결국 행정관서의 담당부서까지 가 따지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행정과 한 통속이더랍니다.   자기들끼리 하는 말을 얼핏 들었는데 중국 싸구려 관광객인줄 알았더라네요.   또 옷 임대료도 분명히 2천원이며 한 시간 후부터 3천원이라며 무뚝뚝하게 말했던 사람이 1천원인데 500원에 하자며 억지를 부리는 바람에 다툼이 시작되었다고 말하더랍니다.   완전 싸구려 중국 여행객 취급하는 관광지의 장사꾼도 그렇지만 맞장구 친 행정도 그렇습니다.

     

    또 바닷가의 시장에 가 젖깔이며 멸치 등 해산물을 사면서도 용량을 속이는 등 복장이 여행객처럼 하고 있어서인지 한국말이 좀 어눌해서인지 바가지를 씌우는 사례가 다반사라고 하네요.   꼼꼼히 따지는 성격이라 속지는 않거든요.   현지에서 산 물건들을 여행지에서 만난 고마운 사람들에게 선물한다며 택배로 보내면서도 저질상품으로 둔갑시켜 보내지 않을까 불안하더랍니다.

     

    누나는 여행지에서 꼼꼼히 사진을 찍어둡니다.   그리고 미국에 돌아가 틈나는대로 잘못된 것은 시정해야 한다며 행정관서의 홈페이지에 낱낱이 올리겠다고 합니다.   몇 년전에도 한국 여행사의 안내로 동남아 여행을 했는데 가이더가 소개한 홍삼을 샀는데 속았답니다.   다행히 카드결제였기에 증거가 있어 한국 해당관서에 강력 따진 후 전부 반품을 하게 되었답니다.   여행지에서는 꼭 카드결제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한국 관광지에서 많이 느끼는 것은 누나처럼 등산복차림으로 허름하게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마치 중국에서 온 허접한 여행자 취급하는 것 같아 화가 난답니다.   물건 훔치지 않을까 눈치보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아 기분이 언짢기도 하구요.   한국에 애정이 많은 사람인지라 외국인들이 상처받을까봐 걱정된답니다.   그래서 해당 관서 홈페이지에 시정사항을 요구하고 싶다는 것이지요.   처벌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에서 출발할 때 왕복 비행기 티켓은 별도로 끊었지요.   그리고 순수 여행경비로 1천만원을 갖고 돌아 다닙니다.   결코 어영부영 할 생각으로 여행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싸구려 취급을 받으니 참 엉뚱하지요.   숙박은 미국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을 했구요.   물론 호텔,모텔은 아닙니다.   여행자들은 다들 이렇게 한다고 하네요.  

     

    오후에 잠깐 들러 그동안의 여행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재미있게 들었지요.   여행지에서 나한테 선물을 사 주겠다기에 한사코 말렸지요.   여행 다니며 물건 사다보면 구경을 못합니다.  미국으로 가져갈 물건만 사서 택배로 내 사무실로 보내도록 합니다.   출국할 때 가져가면 되니까요.   오늘 보니 좀 까무잡잡한 얼굴이 완전 깜디가 되었네요.   바닷가 여기 저기 해수욕장을 실컷 돌아다녔다네요.

     

    평소 아들들에게 유산은 한푼도 남기지 않겠다고 세뇌를 시켰더랍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이나 재산도 죽으면 자동으로 처분해서 서울의 모 대학에 장학금으로 기부하도록 변호사에게 의뢰를 해 두었구요.   자식에게 유산을 주면 나약한 정신에 올바른 삶이 어렵기에 그렇게 했답니다.   또 죽기전에 자신의 삶을 최대한 멋지게 보내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이었구요.   참 멋집니다.

     

    가끔씩 한국을 여행하는 관광객들이 겪는 엉뚱한 이야기에 부끄러움이 듭니다.   왜 우리는 중국,일본,미국 등 외국인을 얕잡아 보는지 모르겠어요.   심지어 길거리에서 뭘 파는 사람들마저 그러니 참 할 말이 없네요.   옛날에 느꼈던 시장 아줌마들의 정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어요.   정을 찾아와야 할텐데.....

     

    내일은 시장에 들러 김치 등 토종 밑반찬을 사겠답니다.   시장을 돌아다니면 재밌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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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샘바다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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