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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기이한 체험담군남의 글/삶의 이야기 2018. 3. 2. 03:01
"영감! 길 잃어 헤매다 춥고 배 고파 죽겠소. 닭 한마리 삶아 주시오..."라는 말을 듣고 불쌍히 여긴 영감이 닭 한마리를 삶아 주니 삽시간에 먹어 치웁니다. 천천히 먹으라며 약주까지 권하니 등 따습고 배 부릅니다. 이제 제 정신이 들어 옵니다. 정신 차리고 살펴보니 영감의 손녀딸이 달덩이처럼 예뻐 보입니다. 닭 잡아 먹고 손녀딸짜지 잡아먹고 싶은 욕망이 치솟습니다. 사람들은 똥 싸러 갈때와 올 때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어김없는 진리인가 봅니다. 깊은 산중인지라 영감만 제압하면 해결될 것으로 판단한 일행들은 침 흘리며 어린 손녀딸을 덮치기 시작합니다.
화들짝 놀란 영감이 대성일갈을 합니다. 그러나 이미 욕정에 불타기 시작한 젊은이들은 안하무인입니다. 드디어 영감이 물고 있던 기다란 담뱃대로 혼을 내기 시작합니다. 옛 담뱃대는 청동과 시나대로 만든 1미터쯤의 길이입니다. 그야말로 삽시간에 젊은이 3~4명은 피투성이가 됩니다. 영감은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 녀석들을 아작을 내 버린 것입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들은 서울에서 한가닥을 한다는 꽤 높은 실력의 무예인들이었다고 합니다. 태권도,유도,검도 등 합 10단이 넘는다고 합니다. 어디에서든 붙었다 하면 결코 지지 않을 정도로 쨩쨩했다고들 합니다.
한창 바쁜 농삿철에 서울에서 온 젊은이들이 번쩍거리는 승용차를 타고 시골나들이를 합니다. 농삿철에 땀 흘리며 일하던 농부들이 강한 햇볕을 피해 잠깐씩 쉬는 나무그늘이 있습니다. 도시에서 온 젊은이들이 그 그늘 아래 자리잡고 술판을 벌입니다. 술 마시고 노래하며 춤을 춥니다. 잠깐 쉬려는 농부는 자리를 뺏기고 옆에서 햇볕을 피해 쉽니다. 젊은이들은 농부에게 농부가를 부르며 함께 놀자 합니다. 화가 난 농부는 거절했지만 이들은 막무가내입니다. 그러다 결국 붙었습니다. 이들은 태권도,합기도,검도,유도 등 쨩쨩한 실력을 닦은 무예인들이라며 폼을 잡습니다. 우왁스럽게 덤벼 농부를 일시에 목줄을 따 버릴 것처럼 했지요. 불과 담배 한 개비 피울 정도의 시간도 되지 않아 7~8명의 젊은이들은 땡볕에 나뒹글게 됩니다. 작대기 하나로 이들을 가볍게 제압한 것이지요.
등산을 하고 내려오는 젊은이들이 집 앞의 텃밭을 매는 젊은 여인을 봅니다. 목 마려우니 물 한잔 달라며 접근합니다. 바가지에 물 떠주는 젊은 여인이 천사처럼 보입니다. 등산을 했으니 온 몸의 기력이 넘칩니다. 이때 예쁜 젊은 여인을 보니 더 예뻐 보이겠지요. 집안을 대략 훓어보니 아무도 없습니다. 욕정이 일어 이 여인의 손을 살며시 잡아 끕니다. 수줍어하며 화들짝 놀라는 모습을 보니 욕정이 더 치밉니다. 이들은 중국에서 태극권을 비롯한 각종 무술을 어릴적부터 연마했다며 자랑을 합니다. 당신처럼 예쁜 여인은 서울에 가 호화스럽게 살아야 할텐데 시골구석에서 밭이나 매기는 너무나도 아깝다며 돈 많은 집 자녀들이라는 자기 자랑도 곁들입니다.
이들도 커피 한잔 마실 정도의 시간도 되지 않아 아작이 납니다. 그런데 아주 희한한 것은 몇 사람의 젊은이들은 한결같이 오른쪽 뺨만 맞았다는 공통점입니다.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확인한 것은 오른쪽 얼굴만 탱탱하게 부었다는 것이지요. 이들은 이 젊은 여인을 제압하기 위해 팔다리를 비롯한 머리통까지 디밀며 뎀볐는데도 말입니다. 그들은 서울에 가서도 그 의문을 풀지 못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도대체 어찌된 일이더란 말인가. 이들에게는 희한하며 독특한 체험인지라 자랑스럽게 여기 저기에서 체험담을 밝히고 다녔다고 합니다.
위 이야기는 당했던 사람들이 서울에 가 주위 사람들에게 말했으며 결국 정읍땅까지 알려지게 된 것이지요. 어떤 젊은이들은 창피하니 절대 입 밖에 내지 말자고 약속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얼마 후 그들간에 다툼이 생겼지요. 화가 나면 무슨 말을 못하리까. 결국 한 친구가 영감한테 맞아 머리가 터졌다는 말을 합니다. 그 말을 들은 다른 친구가 너는 며칠간 걷지도 못했잖느냐며 핀잔을 줍니다. 이런식으로 서로 헐뜯다보니 주위에서 들은 사람들 사이에 화제가 되며 소문이 납니다.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정읍에 왔을 때 여기 저기에서 말을 합니다. 이렇게 알려지게 된 것이지요. 어쨌든 이런 체험담을 겪었거나 들은 사람들은 정읍에 갈때마다 아주 겸손하게 다녔다고 합니다.
옛날에 들었던 이야기가 문득 떠올라 적어 봅니다.
출처 : 샘바다문화연대글쓴이 : 군남 원글보기메모 :'군남의 글 > 삶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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