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남의 글/삶의 이야기

[스크랩] 한의사가 존중받아야할 이유

군남 2016. 11. 26. 13:42

저는 가끔씩 재야 의술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의사가 존중받아야할 이유에 대해 역설하기도 합니다.   이런 말을 꺼내면 곧장 얼굴색이 바뀌는 모습이 보입니다.   더 듣기 싫다며 성질 급한 사람들은 성깔을 부리기도 합니다.   눈알을 부라리는 사람들도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들이 아무리 눈알에 번갯불을 켜고 달려 들더라도 전혀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제가 한의사들과 아주 긴밀한 공조체제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 오인하기도 합니다.   그때는 분명하게 밝힙니다.   한의사들과 긴밀한 관계는 커녕 커피 한잔도 마시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인간적으로 너무 솔직한 부분은 서로 인정을 해야 합니다.   한의사들은 우선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누가 뭐라고 하든 6년동안 공부를 했습니다.   가방만 들고 왔다리 갔다리 했다쳐도 6년을 다녔습니다.   해답을 알려주는 시험일지라도 국가면허에 합격했습니다.

 

해답을 알려주는 시험을 치르더라도 떨어지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것은 어쩔 수 없지요.   그렇다고 제가 한의사 시험을 해답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설령 그렇다쳐도 6년동안 가방을 잘 따라 다녔다는 것이지요.   실력 유무는 두번째 문제로 쳐야 합니다.

 

6년동안 많은 돈을 들였습니다.   동서의학의 지식을 익히느라 고생 많이 했지요.   병 고치는 실력이 다소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한의과대학에서 가르치는 교수들의 수준에 따라 학생들의 실력은 좌우됩니다.   돌대가리한테 교수,박사라는 완장을 채워줬던 시절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든 어떻든 교수,박사라는 것은 인정을 해 줘야 합니다.   돈으로 딴 박사도 있었다고 합니다만 그만큼 돈을 투자했다는 것도 아이러니합니다만 인정을 해야할 필요도 있습니다.   돈 주고 산 것은 아니잖아요.   그만큼 박사학위를 받을때까지 돈이 많이 들어갔다는 것이지요.

 

한의사들은 어려운 시험을 거쳐 대학에 들어갔으며 6년동안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국가시험에 합격을 했습니다.   많은 돈과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이에 반해 재야 의술인들은 어땠나요.   짧은 시간에 몇 가지 기술만 습득한 것이 사실이잖아요.

 

많은 돈을 들였다고 하더라도 기껏 몇 천만원이잖아요.   아주 짧은 기간의 교육과정이었구요.   몇 년씩 걸렸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한달에 몇 시간씩 몇 년을 공부했잖아요.   솔직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몇 십년 동안 공부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 몇 십년동안 공부만 했습니까?   솔직하게 '돌팔이 생활로 돈 버는 일'이 몇 십년 아닙니까?  젊은 한의사들의 침 놓는 실력이 형편 없다구요?   그렇다면 그렇게 침을 잘 놓는 당신의 젊은 시절은 어땠습니까?   약초에 대한 실력도 마찬가지잖아요.   솔직하게 까 놓고 살펴보는 것도 좋아요.

 

대학 나온 것이 별것이냐구요?   별것이지요.   별것은 맞잖아요.   한의과대학은 쉽게 합격하기 어렵다는 것도 솔직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막 생긴 한의과대학도 경쟁률은 높잖아요.   또 한의대에서는 광범위한 학문을 배우잖아요.   우리처럼 침,뜸,부항 등 쉽게 배우지는 않지요.

 

물론 한의과대학에서 등한시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침,뜸,부항,수기요법,민간요법 등 세부적으로 환자치료에 직결되는 부분을 소흘히 가르칠 수도 있겠지요.   가르치는 사람들도 잘 모르거나 실력이 그 정도밖에 안되니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지요.   말 못할 속사정은 그냥 접어줘야 합니다.

 

돌팔이라는 말을 듣더라도 그냥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열등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돌팔이는 정말 좋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돌아다니며 의술을 팔아먹고 사는 사람들이라는 비아냥거리는 투의 인식을 버려야 합니다.   봉사라는 거짓 허울도 벗어야 합니다.

 

의술을 하는 사람들은 아주 훌륭한 직업을 선택한 사람들입니다.   아주 훌륭한 일을 하면서도 항상 천대받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의술인은 천직이 아니면 어렵습니다.   의술로 돈 버는 것은 아닙니다.   돈을 벌더라도 얼마나 법니까.   그냥 먹고 살며 겨우 집 한칸 마련하는 것이 고작입니다.

 

돈 벌려면 의술이 아니라 사업을 해야 합니다.   의술로 돈 벌어서 병원,한의원을 세워야 합니다.   사업가가 되어야 하지요.   한방병원을 설립해서 한의사들을 고용하면 되잖아요.   그런 야망을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합니다.   그때 돌팔이라는 닉네임을 떼는 것이지요.   그냥 돌팔이가 좋아요.

 

때로는 저 자신을 '돌팔이'라고 소개하기도 합니다.   사실은 저는 돌팔이 자격도 없지요.   돌팔이라는 이름으로 저 자신을 포장하는 것이지요.   의술을 펴는 사람도 아니면서 감히 돌팔이라고 소개하는 것이 결례이긴 합니다만 때로는 그렇게 소개해야 서로 터놓고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한방병원을 설립하면 한의사들을 고용해야만 합니다.   그때 한의사들은 돈을 벌어주는 귀한 존재들이 됩니다.   그렇게 귀한 존재들을 왜 깔아 뭉개려고 합니까.   세상에 귀하지 않은 존재가 어디 있을까요.   그냥 돌팔이로 살더라도 한의사들과 친하게 지내면 좋은 점이 훨씬 더 많잖아요.

 

이제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놓고 한의사들을 존중하는 마음의 씨앗을 뿌려 보시게요.   한의사들도 돌팔이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자꾸만 경계를 하니 부담스러워 합니다.   거북하기도 합니다.   서로가 존중하며 사랑을 나누면 모두가 행복하게 됩니다.

 

그 결과는 국민들의 건강으로 이어지니 모두의 기쁨과 보람으로 이어집니다.

 

출처 : 샘바다문화연대
글쓴이 : 군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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