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스토리텔링과 에코뮤지엄
정읍시 산내면에 가면 나즈막한 야산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높은 산도 아닙니다만 평지에서 보면 대략 100미터는 훨씬 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정상 부근에 화려하거나 웅장하지도 않은 작은 굴이 있습니다.
그 굴에 도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도인을 스승삼아 공부하는 제자들도 있었지요. 또 여기 저기에서 닦았다는 사람들이 자신의 경지를 시험받기 위해 간혹 이 도인을 찾아 옵니다. 시험받기 위함도 있겠지만 자신이 이 도인보다 더 높은 경지임을 은근히 시험하고 싶기도 하겠지요.
시험보는 날 산 정상으로 이들이 모입니다. 그리고 건너편 산 정상까지 한 걸음에 뛰어 넘으면 합격한 것으로 간주되어 도인의 자격을 인증받게 됩니다. 많은 사람이 한 걸음에 뛰어 건너면서 천천히 날아가듯 부드러운 몸짓이라면 숭앙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또 건넌 후 호흡이 규칙적이어야 합니다. 심장박동도 큰 변함이 없을수록 내공을 인정받게 됩니다. 매년 치러진 시험에 합격한 도인들이 탄생합니다. 물론 뛸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구경만 합니다. 그리고 박수를 실컷 쳐 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어느날 품새 좋은 사람이 '이 까짓거~!'하며 한 걸음에 무서운 속도로 뛰어 날아갑니다. 눈에 보이는 가까운 거리라 판단되어 한걸음에 뛰어 날랐지요. 그런데 하늘을 날며 보니 상당히 먼 거리임을 직감하는 순간 기력이 쇠진하며 추락합니다.
이 산과 저 산의 중간에서 떨어졌는데 땅바닥의 바위에 핏물만 흥건합니다. 바위로 추락하면서 몸뚱이는 산산조각이 나 흩어져 버린 것이지요. 지금도 그 사람이 떨어진 자리는 붉은 핏자국이 바위에 남아 있다고 합니다. 심사위원들은 그 사람에게 '도인'칭호를 붙여주기로 했답니다.
스토리텔링입니다. 산내면 전체의 산세 및 지형지세를 살펴보면 왕궁이 들어설 자리라는 옛 풍수가의 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며 어떤 마을 이장이 저한테 들려준 이야기의 한토막입니다. 왕궁이라함은 한 나라의 임금이 거하는 장소이니 거대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작은 의미의 왕궁이라 여기면 재미있는 향토발전의 스토리텔링이 됩니다. 왕궁터라는 곳에서 보면 좌우로 보필하는 장군봉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역할을 맡을 산봉오리의 형세가 있습니다. 그런 전설같은 이야기를 모으면 작고 아담한 관광지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청주대학교에서 근무하던 최효승교수와 며칠간 동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분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에코뮤지엄(eco-museum)'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에코 뮤지엄이란 '있는 그대로의 박물관'이라는 뜻입니다. 땅에서 문화재가 발견되면 그대로 그 자리에 둡니다.
그리고 작고 아담한 박물관을 지어 현장에서 그 문화재를 관람하도록 합니다. 한 눈에 다 볼 수 있는 크고 웅장한 박물관도 나름대로 좋지만 발굴된 그자리에 아담하게 박물관을 지어 보존하면 찾는 사람들에게 무한한 영감을 줍니다. 상상력을 발휘하여 당시의 상황을 연출토록 합니다.
옛 농부들이 쓰던 농기구도 농가에 그대로 보존합니다. 시골의 흙집을 화려하게 뜯어 고쳐 보존하는게 아닙니다. 옛날의 그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놔둡니다. 부엌,변소,지붕 등 있는 그대로를 관광객이 보고 느끼며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합니다. 두뇌개발에도 좋지요.
제가 가끔씩 까페에 소개하는 내용들이 있습니다. 현재 갖고 있는 직업 그리고 투잡,쓰리잡은 물론이고 나중에 하고 싶은 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옮겨온 정보창고라 보시면 됩니다. 재미있는 이야기와 엮어 설명할 때 좋은 공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지요.
또 지역 개발에 있어서도 행정에만 맡겨서는 안됩니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전시행정의 방향으로 갑니다. 현직 시장,군수,국회의원의 업적을 보여주기 위함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엄청난 예산만 탕진할뿐 무용지물이 됩니다. 전국 각지에 흉물로 방치된 많은 사례를 보면 알게 됩니다.
어느 지역이나 스토리텔링과 에코뮤지엄의 개념을 더하면 아주 훌륭한 문화관광지로 개발할 수 있다고 봅니다. 어느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좋은 상품이 된다는 것이지요. 선거철이 되면 이런 좋은 아이디어를 달라는 사람들이 있지만 잘 모른다며 입을 다물고 있지요.
실용적이며 아름다운 지역개발은 민간단체 및 개인사업으로 추진함이 옳다고 봅니다. 행정은 뒷받침을 해줄 수 있는 제반여건을 다듬어 주면 됩니다. 민관의 협조가 잘 이뤄지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의술인들 역시 다양한 시각을 갖으면 멋진 삶이 되리라 봅니다.
뼈만 있어도 안됩니다. 근육만 있어도 안됩니다. 장부만 있어도 안됩니다. 뇌만 있어도 안됩니다. 근골격에 장부,신경,혈관은 물론이고 모든 세포의 연결고리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 작품에 영혼이 깃들어야만 비로소 생명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텔링 storytelling
이미지, 글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 전달하는 것. 소설과 희곡, 영화 등이 플롯이라는 구조 속에서 이야기 형식을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재현 장르이지만 음악과 영상, 광고에서도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예는 흔하다. 창조적인 이야기는 감동적이고, 심금을 울리며, 최소한 재미있다. 30초 내외의 광고가 전달하는 이야기는 상품을 둘러싼 개념 중심의 이야기인 경우가 많고 줄거리 이면에 상품의 의미를 중층화시키는 전략을 주로 사용한다. 어쨌든 이야기가 인상적일 때 광고는 소비자에게 각인되어 오랜 시간 뇌리에 남아 있을 공산이 크다. 비록 줄거리를 가지지 않더라도 광고의 배경과 표현 기호가 특정한 이야기를 함축하는 경우도 물론 있다.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99XX32100779